사회생활과 폭력과의 관계를 종교학 대사전(1998.8.20, 한국사전연구사)에서 밝힌바 있듯이 인간의 사회생활은 노동을 중심으로 한 경제생활, 권력(질서의 유지)을 중심으로 한 정치생활, 예술이나 사상을 산출하는 문화생활 등의 다층적 영역으로 이루어졌으며 폭력은 노동, 권력, 언어, 이상의 여러 영역을 횡단적으로 관철하였다(경제 • 정치상의 계급투쟁, 자민족 중심주의에 의한 타자의 배제와 억압 등). 한편 폭력은 사회질서의 위기 시에 물리적 폭력(전쟁이나 혁명)으로 나타나는데, 대개는 비 물리적인 폭력 형태를 취해서 사회생활 속을 빠져나간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사람 눈에 잘 띠지 않는 비 물리적 폭력의 작용인데 불가시의 폭력은 배제라는 티 없는 형태를 취한다. 가령, 이성은 질서를 가진 세계상을 형성하는데, 그것은 동시에 비이성(광기나 정신적 약자)을 배제하고, 특정의 사고형식에 맞지 않는 것을 배제한다. 이처럼 외견상 폭력과 무연한 정신과 사고에 있어서, 배제하는 폭력이 불가결한 구성인이 되어 있다.
『하이데거』나 『T. W. 아도르노』(1903~69)는 각각의 방법으로 이성의 도구화와 도덕적 이성의 폭력성을 지적했다. 이성자신이 배제적 이성에서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는 현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언어활동에 의한 인간관계도 투명한 의사소통의 실현을 지향하면서, 실제로는 이론을 배제해서 타자를 강제적으로 설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언어활동에 지지되는 사회적 • 정치적 행동은 대개는 배제와 억압으로서 질서를 형성하며, 그 질서도 폭력적 수단에 의해서 유지된다. 따라서 폭력이라는 것은 다양한 형태로 발동하는 배제행위로서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작가는 비 물리적 폭력을 제3의 폭력으로 정의한다. 사회는 상호관계라는 유기적인 작용들 속에서 집단적 서열화가 가져오는 다양한 심리적 갈등과 인간이 가지고 가야하는 내적 외상에 대한 방대한 노출과 간섭 속에 사회 공동체를 유지한다. 이는 인간의 존재 가치에 대한 존엄과 어는 정도 지켜져야만 하는 개인적 인격 영역의 틀에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이 서로간의 비 물리적 폭력 즉 제3의 폭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개인이 겪는 사회적 심리로 작용되는 불안과 갈등, 고뇌와 슬픔, 좌절과 분노, 또 다른 심리적 갈등의 저변이 짓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타자와의 소통의 부제는 갈등과 폭력으로 이어져왔으며 단편화된 편견은 묵인된 폭력적 형태로 작용되어왔다. 인간이 철저히 계급적 사회 구조망을 떨쳐버리지 않고서야 제3의 폭력은 어느 곳에서나 나타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증폭될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서 깊이 자리하는 폭력적 요인들을 인물의 표정이라는 표피적형상과 심리적 요소들로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한 개인성과 집단성에 집중하며 상호작용의 관계에 대한 무의식적 해석을 토대로 개인의 생존과 사회의 간섭에 근저를 유지할 것이다. 몰 인격화되는 사회 현상에서 자인되는 간섭과 감시의 유형을 살피며 이로 인해 사회 부적응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심리적 현상을 담아낼 것이다. 또한 다양한 사회 현상들을 통한 묵인된 폭력이 경계와 심리적 불안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송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