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과 재생의 시간


이영희 전시는 두 개의 결과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는 2012년 동안 자신의 작업 재료를 구하는 곳인 시흥 일대의 농경 지역을 촬영한 사진과 자신의 작업을 기록한 책이며, 두 번째는 갤러리 공간에 전시될 드로잉, 오브제, 설치작업이다. 이영희는 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틈 Crack’이란 주제 아래 발굴 Excavation, 삶 Life 등의 부제가 붙은 작업을 선보여 왔는데, 벌어진 틈 사이로 드러나는 생명, 혹은 침잠된 과거 시간의 재발견과 같은 것들을 통해 그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삶과 삶 사이에서 존재하는 틈과 이를 인식하는 존재가 대면하게 되는 부조리’로써 작가는 이 같은 형이상학적 주제를 섬유, 왕겨, 황토와 같이 단순하고 친근한 재료들을 이용해 형상화해왔다. <틈 :12>를 위해 작가는 2012년 일 년 동안 시흥 일대의 농경지를 매월 방문 그 일대를 촬영하고, 농경지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흐름에 맞춰 자신의 작업을 진행해나가는 자기 주도형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12달 시간 동안 작가가 일체감을 느꼈던 대지와 자연, 그리고 이를 통해 재확인되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와 순환의 주기를 우리는 전시장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