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ke a Shittim (싯딤나무처럼)


성경에서 조각목, 혹은 아카시아나무로 번역되는 싯딤나무(히브리어 : םיטשׁ) 는 메마른 광야에서 자라나는 가시나무의 일종이다. 싯딤나무는 온통 삐죽한 가시로 덮여있어 우리 눈엔 아무데도 쓸모없는 나무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볼품없는 싯딤나무도 하나님의 손에 들려졌을 때 말씀과 임재의 상징인 법궤와 성막의 기구로 귀하게 쓰일 수 있었다.(출25~27)

영문학자 비이스(G. E. Veith)는 그의 저서「현대 사상과 문화의 이해」에서 오늘날의 다원주의적인 포스트모더니즘 현상들을 가리켜 ‘터의 무너짐’(시11:3) 으로 비유했다. 진리의 터를 떠난 자기 합리화의 모순은 나무에서 끊어진 가지처럼 결국 말라 시들어버릴 뿐이다.(요15:5~6) 반면 하나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을 통해 우리를 참 소망으로 인도하고 계신다.(요14:6) 우리 역시 저 싯딤나무처럼 하나님의 영에 맞닿아있을 때 비로소 참된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아닐지.

         "내가 돌이켜 산에서 내려와서 여호와께서 내게 명령하신대로
          그 판을 내가 만든 궤에 넣었더니 지금까지 있느니라 (신10:5)"

나의 작품 속 싯딤나무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불완전한 우리 인간 군상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바로 소망 없는 광야를 방황하며 상처입고 뒤틀어진 가시투성이의 모습들 말이다. 아무 쓸모없이 버려졌을 나무 조각들은 이어붙이고 갈고 다듬고 순금을 싸듯 색을 입히는 작업들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생명수를 찾아 깊이 뿌리내렸던 저 싯딤나무가 하나님의 말씀을 담는 법궤가 되었듯이, 내 영혼의 싯딤나무들도 진리 안에서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생명나무로 되살아나기를 소원해 본다.
 


2015. 11.  -윤 경의 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