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A SPACE COLONY
폭발_환상적 전이

<2001 A SPACE COLONY>는 1982년 한 신문기사와 도판에서 시작한다.
우주과학의 발전으로 우주식민지를 건설하리라는 2001년 밀레니엄의 모습을 내다본 이 기사의 추측은 현실화 되지 않았다.
나는 여기서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미래의 이야기로 시간의 흐름이 뒤틀려 분열됨을 공상한다. 그리고 거대한 빌딩에 비행물체가 돌진했던 2001년의 실제사건을 지구정지궤도위에 건설된 우주식민지와 접붙여 가상의 폭발사건을 일으킨다.
우주도시의 사람들은 저마다 폭발로 인해 물리적 질서가 교란된 환상적 순간을 맞이한다.
공간을 베어버리는 회칼, 새로운 우주를 토해내는 블랙커피, 뒤섞인 시공으로 모두를 빨아들이는 욕조 배수구, 두루마리 풀리듯 풀려버린 엘리베이터, 별들을 얼려 떨어뜨리는 냉장고...

내가 매일 경험하는 물리적 세계의 이면에 대한 환타지가 드로잉의 내용을 구성한다. 원자들이 차곡차곡 모여서 물질을 이루듯 펜이 한획 씩 그어지며 물질의 형체를 결정한다. 예측은 가능하지만 기계같을 수 없는 손의 움직임 때문에 드로잉은 불확정성을 가지게 되고 그 불확정성으로 인해 나도 처음 보는 물질과 공간이 종이위에 떠오르게 된다.
양손을 들고 벌을 받는 한 남자를 그린다. 그는 고통의 순간을 견디고 있지만 불확실한 손의 움직임으로 그려진 남자의 표정에서 왠지 만세를 부르고 있는 것 같은 희열을 동시에 바라본다.

내 작업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사건이나 우연히 발견된 오브제, 또는 이미지로부터 출발한다. 일상에서 나를 자극하는 그 어떤 대상을 발견하면 그 대상은 끝말이어가기와 유사한 형식으로 언어적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하나의 이야기를 구축하게 된다. 그 이야기는 불연속적이다. 이렇게 출발한 이야기의 불연속적 구조들은 물리적 질서를 교란하며 또 하나의 현실을 제안한다.

 

(박광수)